안녕하세요,
퍼스트삼성안과 나성진 원장입니다.
의사로 일하다 보면 어려운 선택의 순간들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신중해야 하는 경우를 꼽으라면 한쪽 눈에만 의존해서 살아가시는 환자분의 수술인 것 같습니다.
"과연 이 수술법이 가장 안전할까?",
"혹시 좀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게 되죠. 그리고 얼마 전 그런 상황에 놓인 환자분을 만났습니다.
평생을 한쪽 눈으로만 살아온 40대 환자분
환자분은 태어난 지 1년 만에 양쪽 눈 모두 선천백내장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당시에는 아이 눈의 빠른 성장 때문에 백내장만 제거하고 인공수정체 없이 두꺼운 안경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었어요.
15세가 되어서야 우안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했지만, 좌안은 어릴 때부터 제대로 볼 수 없어서 약시가 생겼습니다.
결국 좌안은 거의 보이지 않고, 평생을 오른쪽 눈 하나로만 생활해오셨어요.
그런데 2주 전, 갑자기 그 소중한 오른쪽 눈이 겹쳐 보이기 시작했고, 타 안과에서 '인공수정체 탈구'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당시 "인공수정체를 눈의 흰자에 고정하는 어려운 수술(공막고정술)을 해야한다"는 말을 들으시고 절망적이셨다고 합니다.
30대 백내장? 시력 회복의 여정 (공막고정술) : 네이버 블로그
30대 백내장? 시력 회복의 여정 (공막고정술)
안녕하세요, 퍼스트삼성안과 망막전문의 나성진 원장입니다. 오늘은 다초점인공수정체를 이용한 공막고정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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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직장에서 25cm 근거리 작업을 해야 하는 업무를 하고 계셨는데,
수술 후 회복이 늦어지면 퇴사해야 할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많은 고민을 안고 오셨어요.
검사 결과
내원 당시 우안 시력이 0.1에 불과하고,
-6디옵터 안경을 써도 0.3밖에 안 나왔습니다.
(좌안은 최대한 교정해도 0.1 이하)

일단 우안은 인공수정체 탈구로 굴절검사가 제대로 되기 어려워서 진료실에서 직접 꼼꼼하게 시력교정을 해봤습니다.
-7디옵터, -8디옵터...
조금씩 도수를 올려가면서 검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9디옵터 근시에 -1디옵터 난시까지 교정했더니 놀랍게도 0.9까지 읽으신 거에요.
순간 환자분이 "정말 이렇게 잘 보일 수 있나요?"라고 하시며 눈물을 글썽이셨는데, 저도 얼마나 기뻤던지 당시 장면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수술만 성공하면 이분의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수술이었습니다.
25년 전에 넣었던 인공수정체는 PMMA라는 딱딱한 재질의 일체형 렌즈로 잘리지도 않고 접히지도 않는 까다로운 렌즈였거든요.

이 렌즈는 눈 안에서 자를 수 없기 때문에 제거하려면 최소 6mm 이상의 큰 절개가 필요한데,
그럴 경우 자칫하면 3-4디옵터의 심한 난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검은자에서 떨어진 공막에 터널을 정교하게 만들어서 난시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했고,
저안압도 발생하지 않도록 절개창의 모양과 터널 깊이를 아주 세심하게 계산했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결정이 있었는데요.
일반적으로는 정시에 가깝게 교정하는 것이 좋지만, 이분의 경우
1) 오랜 기간 -9.5디옵터의 고도근시 상태로 생활해오셨고,
2) 눈떨림 증상도 있고,
3) 직업상 25cm 근거리 작업을 주로 하셔서
-4.5디옵터의 근시를 남기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돋보기 없이도 근거리 작업을 편하게 하실 수 있거든요.
수술 과정
수술은 유리체절제술, 인공수정체교환술, 공막고정술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1) 유리체절제술을 통해 15년을 괴롭힌 심한 비문증을 모두 제거하고...

2. 25년 된 PMMA 렌즈를 조심스럽게 제거한 후,
3. 새로운 Precizon 단초점 렌즈를 공막에 단단히 고정했습니다.

그 결과 1주일째 교정시력이 0.7,
1달 후에는 1.0까지 회복되었습니다.

환자분께서 깨끗하게 잘 보여서 너무 좋다며 활짝 웃으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요.
(퇴사까지 고민하셨던 직장생활을 계속하실 수 있게 되었고,
15년간 괴롭혔던 비문증도 함께 해결되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셨습니다.ㅎㅎ)
개인적으로 논문도 찾아보고 신중하게 접근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좋아서 저도 정말 기뻤습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
20년 넘게 수많은 환자분과 케이스를 경험했지만, 의사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경우는 이런 때인 것 같습니다.
한쪽 눈으로만 생활하시는 분들에게는 수술 자체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겠지만, 의학의 발전으로 예전보다 훨씬 안전하고 정교한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혹시나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께서는 포기하지 마시고 상담받아보시면 함께 최선의 방법을 찾아드리겠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댓글로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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